금융·투자 · Harper · 2026.05.05 · 약 8분

아파트 경매 평균 수익률은 얼마인가 — 그 질문이 답을 비껴가는 이유

경매를 처음 검토하는 사람이 가장 먼저 찾는 숫자가 있다.
“아파트 경매 평균 수익률”.
그런데 그 숫자는 1차 통계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다.
97.3% 2025년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
31.2%p 같은 12월 자치구별
최대 격차 (양천·노원)
8.19명 2025년 물건당
평균 응찰자 (8년 최다)

법원 경매로 아파트를 사보겠다는 사람이 처음 던지는 질문은 거의 같다. "아파트 경매 평균 수익률이 얼마예요?" 검색창에 그렇게 친다. 답을 찾는다. 그런데 어느 순간 발견한다. 지지옥션도, 법원경매정보도, 부동산원도 그런 숫자를 발표하지 않는다. 매월 나오는 보고서에 적힌 것은 다른 이름이다.

이 글은 그 어긋남에서 출발한다. 한국 경매 시장의 1차 통계가 발표하는 지표는 낙찰가율·낙찰률·평균 응찰자 수 셋이고, 어느 것도 "수익률"이 아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 — "평균"이라는 단어가 의사결정에서 작동하지 못하는 구조적인 이유가 있다. 같은 시점, 같은 도시 안에서 자치구별 격차가 30%포인트 넘게 벌어지기 때문이다.

1. 통계가 발표하는 것 —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수익률이 아니다

경매 통계의 표준 지표는 세 가지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 낙찰률(진행 건수 대비 낙찰된 건수 비율), 평균 응찰자 수. 2025년 12월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12월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102.9%로, 감정가 10억 원짜리가 평균 10억 2,900만 원에 낙찰됐다는 뜻이다. 같은 보고서에서 전국 낙찰률은 34.5%, 평균 응찰자는 7.8명이었다.

이 셋은 모두 경매 시장 내부의 경쟁 강도를 보여주는 수치다. 낙찰가가 감정가에 가까울수록 매수세가 강하고, 낙찰률이 높을수록 거래가 활발하며, 응찰자가 많을수록 경쟁이 치열하다. 시장 온도계로는 정확한 도구다. 하지만 이 중 어느 것도 "낙찰자가 결국 얼마를 벌었는가"는 알려주지 않는다.

수익률을 알려면 두 개의 추가 정보가 필요하다. 매도 시점의 시세와 낙찰 시점의 시세, 또는 임대료 수준. 둘 다 단지별로 천차만별이고 시점에 민감해서, 어떤 1차 출처도 "평균 수익률"을 발표하지 않는다. 발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분포가 너무 넓어서 평균이 의미를 잃는다.

"평균 97.3%는 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려준다. 그러나 내가 살 한 채의 낙찰가율은 알려주지 않는다."

2. 시점이 곧 수익률 — 같은 자산의 4년

같은 서울 아파트라는 자산이 시점에 따라 어떻게 다른 가격에 거래되는지 보자. 국민일보가 인용한 지지옥션 결산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2021년 평균 112.9%, 2023년 82.5%, 2024년 92.0%, 2025년 97.3%였다. 4년 안에 30%포인트 가까운 진폭이 있었다.

2021년에 1억 원짜리 감정가 물건은 평균 1억 1,290만 원에 낙찰됐고, 2023년에는 같은 종류의 물건이 평균 8,250만 원에 낙찰됐다. 둘 다 "평균"이라는 말을 붙여도 되지만, 그 평균을 의사결정 도구로 쓰면 시점에 따라 정반대 결정을 내리게 된다. 2023년의 신중함이 2021년에는 시장에서 배제당하는 가격이고, 2021년의 적극성이 2023년에는 고가 매수가 된다.

서울 아파트 연도별 평균 낙찰가율 (2021~2025)

2021년
112.9%
2023년
82.5%
2024년
92.0%
2025년
97.3%

출처: 국민일보 2026.01.04 보도 인용 지지옥션 결산 자료. 2022년은 연간 평균 미공표. 막대 폭은 시각적 비례를 위해 0~120% 구간으로 표시.

한 시점의 평균을 들고 다음 시점에 들어갈 때, 시장은 그 사이에 이미 다른 시장이 되어 있다. 2025년 평균 97.3%는 2025년에 낙찰받은 사람들의 평균이지, 2026년에 들어갈 사람의 기준선이 아니다. 2026년 3월 서울경제 보도는 그 점을 그대로 보여준다. 2026년 3월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99.3%로, 6개월 만에 100% 아래로 내려왔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와 보유세 부담이 매수 심리를 식혔다는 분석이다.

3. 입지가 곧 수익률 — 같은 시점의 31%포인트

시점만이 아니다. 같은 시점, 같은 도시 안에서도 격차는 크다. 데일리한국이 정리한 지지옥션 2025년 12월 보고서에 따르면 그달 서울 자치구 중 낙찰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양천구(122.0%)였고, 가장 낮은 곳은 노원구(90.8%)였다. 격차는 31.2%포인트.

같은 12월, 같은 서울에서 발생한 일이다. 양천에서 감정가 10억의 물건을 사려면 평균 12억 2,000만 원을 써야 했고, 노원에서는 평균 9억 800만 원에 살 수 있었다. 두 자치구 사이 거리는 차로 30분이 채 안 된다. "서울 아파트 경매"라는 한 단어가 이 두 시장을 동시에 가리킨다.

2025년 12월 서울 자치구별 아파트 낙찰가율 (상하위 발췌)

양천구
122.0%
성동구
120.5%
강동구
117.3%
동작구
105.7%
도봉구
92.7%
노원구
90.8%

출처: 데일리한국 2026.01.08 정리 지지옥션 2025년 12월 경매동향보고서. 막대 폭은 90~125% 구간 시각화.

이 격차는 1년 결산 평균에서도 확인된다. 2025년 한 해를 결산한 결과 서울 25개 자치구 중 평균 낙찰가율 100%를 넘긴 곳은 9곳이었다. 성동구가 110.5%로 가장 높았고, 강남(104.8%)·광진·송파(각 102.9%)·영등포(101.9%)·동작(101.6%)·중구(101.4%)·마포(101.1%)·강동(100.7%)이 뒤를 이었다. 나머지 16개 구는 100%를 밑돌았다. "서울 평균 97.3%"라는 한 줄에 이 분포가 모두 묻힌다.

수도권 차원으로 시야를 넓히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같은 12월 인천 아파트 낙찰가율은 77.3%였다. 미추홀구 등 전세사기 피해주택 비중이 높은 지역의 낮은 낙찰가율이 인천 평균을 끌어내렸다. 서울 양천 122%와 인천 미추홀 사이에는 단순한 입지 차이가 아니라 시장 자체가 다르다.

4. 가격대가 곧 수익률 — 감정가 구간이 만드는 9.6%포인트

같은 자치구, 같은 시점이라도 감정가 구간에 따라 또 갈린다. 2026년 3월 서울 아파트 경매 데이터에서 감정가 25억 원을 초과하는 고가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은 92.2%였다. 반면 15억 원 초과 25억 원 이하는 101.8%, 15억 원 이하는 100.6%였다. 한 도시 안에서, 한 달 안에, 9.6%포인트 격차다.

2026년 3월 서울 아파트 감정가 구간별 평균 낙찰가율

15억 원 이하
100.6%
15억 초과~25억
101.8%
25억 원 초과
92.2%

출처: 서울경제 2026.04.08 보도 인용 지지옥션 2026년 3월 경매동향보고서. 막대 폭은 90~120% 구간 시각화.

이 패턴에는 구조적 이유가 있다. 2025년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가격대별로 차등화됐다. 15억 원 이하는 6억 원, 15억 초과 25억 이하는 4억 원, 25억 초과는 2억 원이 한도다. 고가 아파트일수록 자금 조달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매수 수요가 줄었고, 낙찰가율도 함께 빠졌다. 같은 보고서에서 25억 초과 구간의 낙찰가율은 1월 125.6% → 2월 111.1% → 3월 92.2%로 두 달 만에 33.4%포인트 떨어졌다.

가격대가 곧 수익률이다. 정확히는, 가격대가 곧 시장이다. 25억 초과 시장과 15억 이하 시장은 같은 도시 같은 달의 데이터지만 사실상 다른 게임이다. "아파트 경매"라는 단어가 이 둘을 묶지 못한다.

"경매에서 봐야 할 좌표는 평균이 아니라 분포다. 입지·시점·가격대 세 축에서 자기가 어디 서 있는지 알아야 한다."

5. 평균이 가린 두 번째 층 — 응찰자 수와 분포

마지막으로 가려지는 또 하나의 층이 있다. 평균 응찰자 수다. 2025년 서울 아파트 경매의 물건당 평균 응찰자는 8.19명으로 2017년(8.72명) 이후 8년 만에 가장 많았다. 평균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같은 해에 강남구 압구정동 미성아파트 106.5㎡에는 입찰 경쟁이 붙어 감정가 34억 원 물건이 52억 822만 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 153.2%. 반대편에서 미추홀구 전세사기 물건은 50%대 낙찰가율로 빠졌다.

같은 통계 안에 두 가지 시장이 공존한다. 한쪽에서는 평균 8명이 경쟁하며 감정가의 1.5배를 쓰고, 다른 쪽에서는 응찰자가 거의 없어 감정가의 절반에 떨어진다. 평균값을 계산해 "8.19명, 97.3%"라고 적으면 두 시장이 한 줄로 합쳐진다. 들어가는 사람 입장에서 8.19명은 자기 물건의 응찰자 수가 아니다.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의사결정에 쓸 만한 정보가 되려면, 평균이 아니라 자기가 들어가려는 좌표—어느 자치구, 어느 가격대, 어느 시점—의 분포를 따로 봐야 한다. 그 분포 안에서 자기가 어디 서 있는지 알아야 비로소 의미가 생긴다.

Q렌즈의 시각

"아파트 경매 평균 수익률이 얼마예요"라는 질문은, 사실 경매 시장이 답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니다. 1차 통계가 발표하는 것은 시장 전체의 온도일 뿐이고, 의사결정자가 서 있는 좌표의 온도는 아니다.

평균 97.3%라는 한 줄을 들고 양천에 들어간 사람과 노원에 들어간 사람은 같은 평균을 봤지만 31%포인트 다른 시장에서 거래한다. 같은 시점에 25억 초과 물건과 15억 이하 물건을 본 사람도 9.6%포인트 다른 게임을 한다. 평균은 그 격차를 가린다.

진짜 질문은 평균이 얼마인가가 아니라 분포가 어떻게 생겼는가다. 자기가 들어갈 자치구, 가격대, 시점의 낙찰가율 분포를 본 다음, 자신이 그 안에서 어느 위치에 있는지 묻는 것. 거기서부터 의사결정의 정보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