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아틴의 뜻밖의 효과: 만성 설사가 사라졌다
먼저 분명히 해둔다. 이 글은 의학적 사실을 주장하는 글이 아니라 내 개인 경험담이다. 나는 근육을 좀 더 붙여보려고 크레아틴을 먹기 시작했는데, 뜻밖에도 몇 년을 달고 살던 만성 설사가 잦아들었다. 신기했지만 "크레아틴이 설사를 고친다"고 믿지는 않는다. 왜 그렇게 조심스러운지, 크레아틴이 대체 뭔지까지 솔직하게 적어둔다.
몇 년을 달고 산 증상
나는 오래전부터 아침마다 화장실을 들락거렸다. 특별히 상한 걸 먹은 것도 아닌데 묽은 변이 반복됐고, 약속이 있는 날이면 그 자체가 스트레스였다. 병원에서 큰 이상은 없다는 말을 들었지만 증상은 그대로였다. 식단을 바꿔도, 유산균을 먹어도 들쭉날쭉했다. 그냥 내 체질이려니 하고 포기하고 지냈다.
운동하려고 시작했는데
크레아틴은 순전히 운동 때문에 시작했다. 헬스 커뮤니티에서 워낙 자주 추천받는 보충제라 한 통 사서 하루 5g씩 물에 타 먹었다. 로딩이라고 부르는 고용량 섭취는 일부러 건너뛰고 처음부터 소량으로만 갔다. 몇 주가 지나자 운동과는 별개로 아침 화장실 풍경이 달라졌다. 묽던 변이 단단해졌고 횟수도 줄었다. 의도한 효과가 전혀 아니어서 더 어리둥절했다.
크레아틴이 뭔가
크레아틴은 우리 몸이 원래 만들어내는 물질이다. 간과 콩팥, 췌장에서 합성되고 붉은 고기나 생선 같은 단백질 음식으로도 들어오며, 대부분 근육에 저장돼 짧고 강한 힘을 낼 때 쓰는 에너지원이 된다(클리블랜드 클리닉). 보충제 중에서 가장 흔하고 가장 많이 연구된 형태가 크레아틴 모노하이드레이트다. 국제스포츠영양학회(ISSN)는 이를 고강도 운동 능력과 제지방량을 늘리는 데 현재까지 가장 효과가 입증된 보충제로 평가한다(ISSN 입장문, 2017).
근거는 어디까지인가
분명히 짚어야 할 대목이다. 크레아틴이 근력과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는 비교적 탄탄하고, 안전성도 건강한 성인 기준 하루 최대 30g까지 5년 장기 섭취에서 큰 문제가 보고되지 않았다(ISSN 입장문). 기억력 같은 인지 기능에 관해서는 일부 긍정적 신호가 있지만 근거 수준은 아직 갈린다(Frontiers in Nutrition 메타분석, 2024). 그런데 "설사를 가라앉힌다"는 효과는 사정이 다르다. 이를 뒷받침하는 강한 과학적 근거는 없다. 오히려 보고된 쪽은 반대에 가깝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설사를 크레아틴의 잠재적 부작용 하나로 적어두었고, 특히 한 번에 많은 양을 먹는 로딩 시기에 위장 불편이 생기기 쉽다고 본다(클리블랜드 클리닉). 다시 말해 내 경험은 일반적인 보고와 어긋난다. 그래서 더더욱 일반화할 수 없다.
왜 인과로 단정하지 않는가
내 증상이 나아진 데는 다른 이유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같은 시기에 운동을 시작했고, 그러면서 식사와 수면 패턴도 자연히 바뀌었다. 크레아틴은 소량을 꾸준히 물에 타 먹다 보니 물 자체를 더 많이 마시게 됐다. 그 어느 것이 진짜 원인인지 나는 모른다. 한 사람의 경험에서 시간 순서만으로 원인을 못 박는 것은 가장 흔한 착각이다. 효과는 결국 사람마다 다르고, 누군가에게는 오히려 위장이 불편해질 수도 있다.
개인차와 주의
그래서 결론은 단순하다. 나에게는 좋은 일이 있었지만, 그것을 크레아틴의 소화 개선 효과라고 부를 생각은 없다. 혹시 시도해 본다면 처음부터 고용량 로딩 대신 소량으로 시작하고, 한 번에 5g을 넘기지 않게 나눠 먹는 편이 위장에 부담이 덜하다고 알려져 있다(클리블랜드 클리닉). 콩팥이나 간 질환, 임신처럼 안전성 근거가 부족한 경우라면 더욱 신중해야 한다.
만성적인 소화 불량이나 설사는 그 자체로 다른 원인이 숨어 있을 수 있으니, 증상이 계속된다면 보충제에 기대기보다 의료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