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머니볼 · Dash · 2026.04.18 · 약 9분

커리는 집에 갔다. NBA 플레이인 토너먼트가 5년간 바꾼 5가지

2026년 4월 17일, 피닉스에서 경기가 끝났다
스테판 커리의 시즌이 집에서 끝났다
그런데 리그는 이 4경기에 대해 '성공'이라고 말한다
5년 플레이인 정식 도입 이후
2021-22 시즌부터
0회 7시드가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한 횟수
5년 동안 단 한 번도 없음
$77B NBA 11년 중계권 총액
플레이인 6경기 독점 포함

1. 커리의 시즌이 집에서 끝난 방식

2026년 4월 17일 금요일 밤, 피닉스의 홈 코트에서 경기가 끝났다. 스코어는 피닉스 선즈 111,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96. 이틀 전 LA 클리퍼스를 상대로 4쿼터 13점차를 뒤집으며 스테판 커리가 후반 27점을 넣었던 경기를 생각하면 허무한 결과였다. 서부 8시드 자리를 놓고 벌어진 이 한 경기에서 워리어스가 졌고, 시즌은 그대로 끝났다.

같은 날 동부에서는 샬럿 호네츠가 올랜도 매직에 90-121로 무너졌다. 이틀 전 연장 접전 끝에 마이애미 히트를 잡았던 호네츠였지만, 8시드 자리는 결국 7시드 직행 경쟁에서 진 매직의 차지가 됐다.

이 4경기가 NBA 플레이인 토너먼트다. 매년 4월, 정규시즌이 끝나고 플레이오프가 시작되기 전에 열리는 일주일짜리 미니 토너먼트. 동서부 컨퍼런스 각각 7~10위 팀이 참가해서 7번·8번 시드를 결정한다. 2020년 코로나 버블에서 시작돼, 2021-22 시즌부터 정식 제도가 됐다. 이번이 다섯 번째 정식 시즌이다.

리그는 이 제도를 성공으로 본다. 지난 4년 동안 플레이인에서 올라온 팀은 2023년 마이애미 히트의 파이널 진출이라는 이례적 사례를 만들었고, 시청률도 꾸준했다. 2025-26 시즌 리그 중계권 총액이 11년 770억 달러로 갱신되면서 플레이인 6경기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가 독점 중계권을 확보했다. 한 편당 가격이 매겨졌다는 뜻이다.

그러나 플레이인이 실제로 어떤 문제를 해결했는지, 그리고 어떤 문제를 숨기고 있는지는 따로 봐야 한다.

2. 제도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NBA는 컨퍼런스마다 8팀씩, 총 16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정규시즌 1~6위는 자동 진출, 7~10위 4팀은 공식 명칭 'SoFi NBA Play-In Tournament'에서 나머지 두 자리를 놓고 싸운다. 형식은 이렇다.

첫째, 7위 대 8위 경기. 이긴 팀이 그대로 7시드로 플레이오프 진출 확정. 진 팀은 한 번 더 기회가 있다.

둘째, 9위 대 10위 경기. 이긴 팀만 살아남고, 진 팀은 탈락이다. 여기서부터는 단판.

셋째, 7-8위 패자 대 9-10위 승자 경기. 이긴 팀이 8시드로 진출, 진 팀은 탈락. 컨퍼런스당 3경기씩, 동서부 총 6경기가 3~4일 동안 열린다.

플레이인 시드별 플레이오프 진출률 (2021-2025, 5시즌 누적)

7시드 (10팀 중)
100%
8시드 (10팀 중)
약 40%
9시드 (10팀 중)
약 38%
10시드 (10팀 중)
10%

출처: NBA.com Play-In Tournament History (Q렌즈 집계, 2021-22 ~ 2024-25 5시즌)

이 숫자가 의미하는 것은 분명하다. 7시드는 5년 동안 단 한 번도 플레이오프에 못 간 적이 없다. 10시드는 10팀 중 단 한 팀 — 2024-25 시즌의 마이애미 히트 — 만이 올라갔다. 플레이인은 구조적으로 7시드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고, 10시드에게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벽이다. 제도는 '기회'라는 이름으로 포장돼 있지만, 실제로는 7시드 라인을 미리 당겨놓는 장치에 가깝다.

3. 리그가 해결하려던 문제 — 탱킹

플레이인이 2020년 코로나 버블에서 시범 도입된 공식 명분은 두 가지였다. 첫째, 중하위권 팀에게 동기를 준다. 기존 방식에서는 정규시즌 10위 팀은 어차피 플레이오프에 못 가니 시즌 막바지에 주전을 빼고 드래프트 순위를 노리는 '탱킹(tanking)'을 공공연히 했다. 그런데 9·10위까지 플레이오프 티켓을 걸어놓으면 탱킹 유인이 줄어든다는 계산이었다.

둘째, 정규시즌 막바지 경기의 몰입도를 높인다. 3·4월에 상위 팀들이 주전을 쉬게 하는 'load management'가 일상화되면서 중계권사는 불만이 많았다. 중요한 경기가 중요하지 않은 경기처럼 보이면 중계 가치가 떨어진다. 플레이인 턱걸이 싸움이 추가되면 적어도 6~10위 팀들은 끝까지 주전을 돌릴 수밖에 없다.

정규시즌 막바지의 무게감. 그것이 중계권사가 가장 원하던 상품이었다.

결과는 복합적이다. 탱킹은 줄지 않았다. 2025-26 시즌 리그 전체에서 탱킹 문제가 다시 지적됐고, 5위권 밖이지만 플레이인은 피하고 싶은 중간 지대 팀들은 오히려 더 애매한 전략을 쓰기 시작했다. '6위로 끝나고 편하게 플레이오프 가자'는 계산이 새로 생긴 것이다. 플레이인은 최하위권 탱킹이 아니라 중위권 경기 관리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

반면 시청률은 확실히 올랐다. 2026 플레이인 첫날 호네츠와 히트의 경기는 연장까지 가며 127-126으로 끝났고,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로 이 경기를 본 사람들은 '정규시즌 어떤 경기보다 긴장감이 높다'는 반응을 냈다.

4. 리그가 만들려던 상품 — 중계권

제도의 표면만 보면 '경기 4개 더 추가해서 드라마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로 끝난다. 하지만 2024년 리그가 새 중계권 계약을 발표한 순간, 플레이인의 진짜 의미가 드러났다.

2024년 7월 24일, NBA는 디즈니·NBC유니버설·아마존과 11년짜리 새 중계권 계약을 발표했다. 총액은 770억 달러, 연평균 70억 달러. 기존 계약(연 24억 달러 수준)의 세 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 계약에서 아마존은 플레이인 토너먼트 전 경기와 NBA 컵 결승전을 독점 확보했다. 이 두 이벤트의 공통점이 있다. 둘 다 2014년 이전 계약에서는 존재하지 않았다. 리그가 새로 만들어낸 상품이다.

NBA 새 중계권 계약 — 연간 지출액 (2025-26 시즌 기준)

디즈니 (ABC·ESPN)
$26억
NBC·컴캐스트
$25억
아마존 프라임 (플레이인 독점)
$18억

출처: Sports Media Watch / WSJ 보도 (2024.7). 아마존 수치는 매체에 따라 $18억~$19억 사이로 보도.

아마존이 플레이인·NBA 컵 같은 '정규시즌 외 이벤트'에만 집중한 이유는 간단하다. 아마존 프라임의 NBA 시청자 중위연령은 46.9세로, 기존 케이블 NBA 시청자(56세)보다 9.1세 낮다. 가처분소득도 높다. 이들이 정기적으로 TV 앞에 앉아 정규시즌 82경기를 보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게 마지막 기회'라는 프레임이 걸린 경기는 본다.

플레이인은 그 프레임을 만드는 제도다. 정규시즌과 달리 단판, 지면 끝. 스타 선수가 나오는 팀 — 레이커스, 워리어스, 76ers — 이 여기 자주 걸린다. 젊은 디지털 시청자에게 정확히 맞춘 상품이다.

5. 시청률은 어떻게 나왔는가

2025-26 시즌은 새 중계권 계약의 첫 해였다. 결과는 리그 입장에서 훌륭했다. 정규시즌 시청자 수는 미국 내 1억 7,000만 명으로 2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86% 증가다. 경기당 평균 시청자 수는 178만 명, 전년 대비 16% 늘었다.

다만 이 숫자에는 해석이 필요하다. 닐슨이 2024년부터 'Big Data + Panel' 측정 방식을 도입하면서 대부분 스포츠 중계 시청률이 자동으로 올라갔다. 순수한 NBA의 힘만으로 86%가 오른 건 아니다. 하지만 측정 방식 보정을 감안해도 실질 상승은 분명하다.

시청자는 늘었다. 다만 '리그가 좋아져서'인지 '측정이 바뀌어서'인지 '경기가 많아져서'인지는 따로 봐야 한다.

주목할 것은 아마존 프라임의 숫자다. 프라임의 정규시즌 NBA 평균 시청자는 100만 명으로, 기존 ABC·ESPN·TNT의 평균 153만 명보다 35% 적다. 스트리밍 첫 해의 자연스러운 감소다. 그런데도 리그가 '성공'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아마존이 데려온 시청자가 이전에는 NBA를 보지 않던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18-34세 시청자는 비교 가능한 경기 기준 11% 늘었고, 18-49세는 20% 늘었다.

아마존이 플레이인 6경기를 얻은 것은 이 상품의 첫 시험이다. 스타가 사라질 위기, 단판, 약 48시간 안에 결판. 광고 단가는 정규시즌의 몇 배에 달한다.

6. 올해 플레이인이 말해준 것

2026년 플레이인은 리그 입장에서 최적의 결과를 냈다. 동부에서는 76ers의 타이리스 맥시가 31점으로 매직을 꺾고 7시드를 먼저 확정했고, 9-10위전에서는 호네츠와 히트가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치렀다. 8시드 결정전에서는 매직이 호네츠를 31점차로 눌렀다.

서부는 더 흥미로웠다. 트레일블레이저스가 선즈를 꺾고 7시드를 확보했고, 9-10위전에서 스테판 커리가 후반 27점을 퍼부으며 워리어스가 클리퍼스를 잡았다. 그 다음 경기 — 4월 17일 — 선즈가 워리어스를 111-96으로 이기면서 8시드 자리를 가져갔다.

커리의 탈락은 상징적이다. 37세, 커리어의 후반부에 들어선 스타가 플레이인에서 시즌을 마쳤다. 스티브 커 감독은 경기 후 자신의 미래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탈락한 워리어스 대신 1번 시드 오클라호마시티 선더와 만나는 팀은 8시드 선즈가 됐다.

리그 관점에서 보면 완벽한 스토리다. 스타 있는 팀(워리어스)이 끝까지 싸우다 탈락했다. 시청률은 올랐다. 그리고 플레이오프는 여전히 16팀이 참가한다. 탈락한 4팀 — 워리어스, 클리퍼스, 호네츠, 히트 — 은 원래도 1라운드 업셋 가능성이 낮았다. 제도가 없었어도 결과는 비슷했을 것이다.

플레이인 출신 팀의 플레이오프 실제 성적 (2021-2025 누적)

1라운드 탈락
85%
컨퍼런스 4강 진출
약 12%
컨퍼런스 파이널 이상
약 5%

출처: Sports Illustrated Full History of NBA Play-In Tournament. 유일한 파이널 진출 사례는 2023년 마이애미 히트(동부 8시드).

이 숫자는 플레이인 제도의 본질을 설명한다. 하위 시드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팀 대부분은 1라운드에서 탈락한다. 제도가 강팀과 약팀의 실력 격차를 메워주지는 않는다. 유일한 예외는 2023년 마이애미 히트가 8시드로 파이널까지 올라간 사례 하나. 그 외에는 규칙이 거의 맞는다.

플레이인이 만든 건 '결과'가 아니라 '콘텐츠'다. 시즌이 끝날 때 스타가 있는 팀이 극적으로 떨어지는 장면. 단판이라 모든 경기가 포스트시즌 강도로 진행되는 긴장감. 3~4일 안에 끝나서 소셜미디어에 담기 좋은 스토리라인.

7. 플레이인이 실제로 바꾼 세 가지

NBA 플레이인 토너먼트가 5년 동안 바꾼 것을 정리하면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첫째, 정규시즌 막바지의 상품화. 이전에는 82경기 중 마지막 10~15경기가 상위권 팀들의 휴식 기간이었다. 지금은 6~10위권 팀들이 플레이인을 피하거나 유리한 자리를 잡으려고 주전을 돌린다. 중계권사는 이 기간 경기를 더 비싸게 팔 수 있게 됐다.

둘째, 드래프트 순위와 플레이오프의 새 계산법. 10시드 팀들은 이제 딜레마에 빠진다. 플레이인에서 이겨 올라가도 1번 시드에게 1라운드에서 쓸려나가기 거의 확실하고, 그 과정에서 상위 드래프트 픽을 잃는 경우가 생긴다. 이기는 것도 지는 것도 명확한 이득이 아닌 상황. 제도는 '기회'라는 이름이지만 실제로는 '함정'에 가깝다.

셋째, 리그의 수익 구조. NBA 컵(2023년 도입)과 플레이인(2020년 도입) 같은 정규시즌 외 이벤트는 모두 중계권 계약 갱신의 협상 카드가 됐다. 770억 달러 계약에서 아마존이 플레이인을 독점 확보했다는 사실은 이 제도가 단순한 '재미 추가'가 아니라 팔 수 있는 상품을 더 만들려는 체계적 설계의 일부라는 것을 보여준다.

플레이인은 경기를 추가한 게 아니라, 팔 수 있는 상품을 추가한 것이다.

Q렌즈의 시각

NBA 플레이인 토너먼트를 '리그가 팬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준 제도'로 보면 한 각도만 보는 것이다. 제도의 설계는 그럴지 몰라도, 5년 동안 누적된 결과는 다르게 말한다. 7시드는 항상 플레이오프에 가고, 10시드는 거의 못 간다. 플레이인에서 올라온 팀은 85%가 1라운드에서 탈락한다. 리그 전력 지형은 거의 바뀌지 않았다.

바뀐 것은 '팔 수 있는 상품의 수'다. 6경기가 새로 만들어졌고, 중계권사는 그 6경기를 독점으로 사갈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770억 달러 계약에서 아마존이 플레이인을 가져간 것은, 이 제도의 존재 이유가 선수·팬이 아니라 수익 구조에 있었다는 증거다.

스포츠 제도를 읽을 때 '이것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가'라는 질문만으로는 부족하다. '이것이 무엇을 팔기 위해 만들어졌는가'를 같이 봐야 전체가 보인다. 커리의 시즌이 집에서 끝난 그날 밤, 리그는 그 경기를 본 관객 수를 셌다. 5년 동안 그것이 플레이인의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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