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경제 · Harper · 2026.04.18 · 약 8분

왜 금리는 그대로인데 주담대만 다시 5~6%로 올랐을까

지난주 한은은 기준금리를 2.50%에서 동결했다
그런데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는 5~6%대로 다시 올라섰다
기준금리 동결이 대출자에게 도달하지 못하는 경로를 풀어본다
2.50% 한은 기준금리
(2026.4.10 7연속 동결)
4.5~6%+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
(2026.4 범위)
4.17 다주택자 만기연장 차단
금융위 시행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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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동결 결정의 배경을 먼저 읽고 싶다면

2026년 4월 한은이 기준금리 2.50%를 7연속 동결한 이유와 시장이 읽어낸 상하방 압력을 정리한 한은 '공급충격' 경고 →

기준금리는 같은데 대출 금리는 오른다. 2026년 4월 한국 금융 지형의 역설이다. 한은이 기준금리 2.50%를 7연속 동결한 바로 그 주에,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다시 5~6%대로 올라섰다. 은행연합회 공시 기준 5대 시중은행 주담대 범위는 약 4.5%대 후반부터 6%대까지 형성되어 있다. 기준금리가 내려갔을 때 주담대가 따라 내려간 속도보다, 지금 다시 올라가는 속도가 더 빠르다.

4월 17일에는 또 하나의 축이 추가됐다. 금융위원회가 수도권·규제지역 다주택자의 주담대 만기 연장을 전면 차단한다고 공식 시행했다. 기존 대출자도 만기 때 재연장이 막힌다. 표면상 금리 변수와 다른 이 규제가 실제로는 같은 효과를 만든다. 부동산 수요가 강제로 조절된다.

1. 기준금리와 대출금리의 분리

교과서적으로 두 금리는 같이 움직인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시중은행의 조달금리가 내려가고, 대출금리도 내려간다. 올리면 반대다. 그런데 2026년 4월은 이 공식이 작동하지 않는다.

이유는 대출금리가 기준금리보다 국채금리를 더 직접 반영하기 때문이다. 5년 고정형 주담대는 5년 만기 국채금리에, 변동형은 6개월 CD 금리나 은행채 3년물에 연동된다. 한은 기준금리는 "이 은행들 간 초단기 자금시장에 개입하는 가격"이다. 주택대출자가 실제로 갚는 금리는 시장에서 거래되는 장단기 국채·은행채 금리에 가산금리가 붙은 값이다.

2026년 들어 국채금리가 크게 올랐다. 주요 요인은 셋이다.

  • 중동전쟁발 인플레이션 기대. 국제유가 상승이 향후 물가 상방 압력으로 반영되며 장기 국채금리 상승
  • 한은 인상 기대 복귀. 4월 동결 직후 전문가 설문 70%가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 제기. 이 기대가 국채 장기물에 선반영
  • WGBI 편입 초기 변동성. 외국인 자금 유출입 사이클 조정 과정에서 국채금리 변동성 확대

2026년 금리 경로 분리 (4월 기준)

한은 기준금리
2.50% 고정
국채 3년물
상승
은행채 3년물
상승
주담대 시중 금리
4.5~6%대

기준금리 고정, 국채·은행채 상승, 주담대는 가산금리 포함 가장 높게 형성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는 사실은 단기금리의 이야기다. 주택대출자가 갚는 건 중장기금리다. 둘이 분리되어 움직이면 기준금리 동결은 대출자에게 도달하지 않는다. 2026년 4월이 바로 그 구간이다.

2. 4·17 다주택자 규제 — 금리가 아닌 수량 통제

4월 17일부터 수도권·규제지역에서 아파트를 2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는 주담대 만기 연장이 차단된다. 신규 대출 제한이 아니라 기존 대출의 만기가 돌아왔을 때 재연장이 막힌다는 의미다. 사실상 다주택자에게 원리금 상환 또는 매각을 강제하는 정책이다.

세부 조항은 촘촘하다.

  • P2P 주담대 LTV: 규제지역 40%, 비규제지역 70% 상한 적용
  • 주택가격별 한도: 15억 이하 6억, 15~25억 4억, 25억 초과 2억
  • 사업자 대출 시 주택소유 확인 동의서 의무화 (우회 경로 차단)

과거 다주택자 규제는 취득세·양도세 같은 '거래 단계' 규제가 주였다. 이번 규제는 보유 단계를 직접 겨냥한다. 금리 인상이 경기 전체를 위축시키는 반면, 이 규제는 특정 대상(수도권 다주택자)만 골라 압박한다. 기준금리를 올릴 수 없는 상황에서 정책당국이 꺼낸 대체 수단이다.

금리를 올릴 수 없으면 물량을 조이면 된다. 2026년 4월 부동산 정책의 문법이다.

3. 거래절벽은 어떻게 깊어지고 있나

거래절벽은 수치보다 느낌으로 먼저 온다. 매물은 늘어나는데 매수 대기자는 줄어든다. 호가는 조정되는데 실거래는 붙지 않는다. 이 단계가 수개월 지속되면 하락장으로 전환된다.

4월 기준 수도권 부동산 지표 동향은 세 가지 방향으로 갈린다.

  • 수도권 중심지(강남 3구, 용산·성수 등). 거래는 줄지만 호가는 유지. 매도자들이 5~6% 금리를 감당하며 버티는 구간
  • 수도권 외곽(경기 외곽, 인천 일부). 호가 하락 본격화. 전세 시장은 물량 감소로 오히려 상승. 매매-전세 스프레드 확대
  • 지방 주요 도시. 지방 부동산은 이미 2023~2024년부터 하락 국면. 회복 신호 없이 계속 부진

주담대 5억원 기준 월 상환 부담 (30년 원리금균등)

금리 3.5% 기준
월 224만원
금리 4.5%
월 253만원
금리 5.5%
월 284만원
금리 6.0%
월 300만원

금리가 3.5%에서 5.5%로 오르면 월 납입액이 60만원(27%) 증가

이 표가 의미하는 것은 단순하다. 주담대 금리 2%p 상승은 월 상환액 25~30% 증가와 같다. 월급의 가처분소득에서 이만큼이 빠진다. 소비 여력이 줄고, 내수 경기가 가라앉는다. 이게 기준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소비 양쪽에서 긴축 효과가 나오는 이유다.

4. 전세 시장의 반대 방향 움직임

매매 시장이 조이면 전세 시장이 움직인다. 주담대가 부담스러워 매매 포기 → 전세 수요 유입. 그런데 공급 쪽에서는 전세 매물 자체가 줄고 있다. 두 요인이 교차하며 전세-매매 스프레드가 확대된다.

전세 매물 감소 원인:

  • 다주택자 규제로 집주인이 임대 공급 축소 인센티브 발생 — 어차피 만기연장 안 되니 매각하는 게 나음
  • 월세 전환 가속 — 집주인 입장에서 고정소득이 더 유리
  • 신축 공급 부족 — 2022~2024년 착공 감소가 2026년 입주 부족으로 반영

결과적으로 2026년 4월 현재는 매매가는 내리는데 전셋값은 오르는 비대칭 국면이다. 주거비 부담은 전세 가구, 월세 가구, 대출 주택 보유 가구 모두에게 동시에 증가한다. 어느 선택지도 유리하지 않은 구조가 만들어졌다.

5. 지방과 수도권의 분리

한국 부동산이 전국 동조화되던 시기는 2020~2022년이었다. 그 이후로 지방과 수도권은 점점 다른 시장이 되고 있다. 2026년 4월 기준으로도 이 격차는 더 벌어졌다.

  • 수도권. 주담대 5~6% 부담, 다주택자 규제, 높은 호가. 거래는 막히고 버티기 국면
  • 지방. 미분양 누적, 가격 지속 하락, 일부 광역시 중심 소폭 반등 시도. 실수요 중심 시장

한 국가 안에서 부동산 정책이 한 방향으로 작동하기 어려운 이유다. 수도권 다주택자 규제는 과열 억제 목적, 지방 부동산은 오히려 부양이 필요한 상황. 정책당국은 두 시장을 분리해서 다루려 하지만 쉽지 않다. 같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같은 LTV·DTI 기본 틀, 그러나 다른 결과가 나온다.

6. 5월 신임 총재 이후의 경로

시장이 지금 기다리는 것은 5월 취임 예정인 신현송 신임 한국은행 총재의 첫 정책 메시지다. 신 총재는 "물가와 성장이 상충하면 물가에 무게를 두겠다"는 기조를 밝혔다. 시장은 이를 매파적(긴축 선호) 신호로 읽는다. 매파적 스탠스는 주담대 금리를 추가로 밀어올릴 수 있다.

세 가지 시나리오가 있다.

하반기 주담대 금리 시나리오 (5대 시중은행 평균 기준)

완화 - 중동 안정
4.2~5.2%
기본 - 현 수준 유지
4.5~6.0%
긴축 - 한은 인상
5.0~6.5%

세 시나리오 중 전문가 70%가 '기본' 또는 '긴축'에 무게

7. 지금 움직이는 사람에게

실수요자·투자자·세입자 세 집단의 행동 결정이 다르다.

  • 실수요 매수자. 금리 부담은 크지만 다주택자 규제로 매물이 늘어날 가능성. 수도권 외곽 가격 하락이 본격화되면 2026년 하반기가 기회. 단, DSR·LTV 한도와 소득 안정성 재점검 필수
  • 다주택자. 4·17 규제로 만기 전 매각 vs 현금 상환 선택. 매각 서두를수록 가격 하락 수용. 현금 상환 여유 없으면 수도권 외 주택부터 처분 전략
  • 전세 세입자. 전세 시장 공급 감소로 재계약 시 인상 가능성. 매매 진입 여력 없으면 장기 전세 확보가 우선, 2026년 하반기 이후 전세 물량 회복 기대 무리

Q렌즈의 시각

"기준금리 동결이면 주담대도 안 오를 것이다." 이 단순한 직관이 작동하지 않는 지형에 들어섰다. 한은의 정책금리는 단기금리 도구고, 주택담보대출은 중장기금리에 반응한다. 중동전쟁발 인플레이션 기대, 한은 인상 가능성 선반영, WGBI 편입 초기 변동성. 세 가지가 겹치면서 국채금리가 올랐고, 주담대가 따라 올랐다.

4·17 다주택자 만기연장 차단은 금리 인상을 대신하는 수량 통제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움직일 수 없을 때 정부가 대출 공급 자체를 조이는 방식. 효과 측면에서는 금리 인상과 유사하지만 고통은 특정 집단에 집중된다. 수도권 다주택자 매물이 시장에 나오면 가격 조정이 가속화될 수 있다.

독자에게 남는 질문은 시간의 방향이다. 중동 사태가 가라앉고 국제유가가 하락하면 국채금리가 내려가고 주담대도 따라 내려간다. 반대로 중동 사태 장기화 + 한은 인상 단행 시나리오로 가면 주담대는 6%대 후반까지 튈 수 있다. 이 두 갈림길이 2026년 하반기에 결정된다.

실수요자 입장에서 가장 위험한 판단은 "기준금리가 내렸으니 주담대도 곧 내려갈 것이다"라는 기대다. 두 금리는 연결되어 있지만 같지 않다. 매수·매각·전월세 결정은 "내 주담대가 실제로 얼마에 붙는지"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 은행별 시세, 고정·변동 선택, 가산금리 협상 여지가 그 어느 때보다 실질 비용을 크게 좌우한다.